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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안데르센 동화를 재탄생 시킨 국립발레단 신작

by 유뎐 2024. 3. 18.

프롤로그

항해 중인 시인은 에드바드와 헨리에트의 결혼식을 떠올리며, 사랑하는 에드바드와의 이별을 슬퍼합니다. 그의 볼에서 흘러내린 눈물 한 방울이 추억과 몽상의 바다에 떨어집니다.

 

1막

바다 깊은 곳, 에드바드에 대한 시인의 그리움은 인어공주를 탄생시켰습니다아름다운 인어공주는 바다 위의 배를 바라보며 육지의 세계를 동경합니다. 배 위의 선원들은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선장이자 에드바드를 빼닮은 왕자는 선원들 사이에서 뜬금없이 골프를 치다가 바다에 빠진 공을 따라 파도 속으로 뛰어듭니다고요한 바닷속에서 보이지 않는 인어공주의 기운이 그를 따스하게 감싸 안았습니다. 폭풍과 함께 바다마녀가 나타나자 왕자는 죽음의 위기에 처하고, 시인은 인어공주를 통해 왕자를 살려냅니다. 왕자를 품에 안은 인어공주는 참지 못하고 그에게 키스하며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종소리가 울리고 수녀원 학교의 소녀들이 해변에 나타났습니다. 그중 헨리에트를 빼닮은 공주는 왕자를 발견하고 그를 깨웁니다. 정신을 차린 왕자는 공주가 자신을 구해주었다고 믿으며 그녀에게 사랑을 느낍니다인어공주는 서로에게 빠져드는 왕자와 공주를 바라보며 슬퍼합니다. 상실감만 남은 시인의 영혼처럼, 왕자를 향한 인어공주의 사랑도 절망으로 변했습니다. 사랑을 이루기 위해 인간이 되기로 결심한 인어공주는 바다마녀를 찾아가 인간의 몸을 갖게 해달라고 간청합니다바다마녀는 인어공주의 꼬리를 빼앗아 인간으로 만드는 끔찍한 의식을 거행하고, 인어공주는 결국 다리를 갖게 됩니다. 해변에서 나체로 깨어난 인어공주는 첫걸음을 내디뎌 보지만, 고통스러워 어쩔 줄 모릅니다. 그 자리를 지나가던 왕자는 이 낯선 생명체에 동정심을 느끼고 그의 배로 데려갑니다. 인어공주는 자신의 꿈에 한 걸음 가까워진 것 같아 희망에 부풀었습니다.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이 울리고, 왕자는 승객들 사이에 있는 공주를 발견합니다. 왕자와 공주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실망한 인어공주는 매우 고통스러워합니다.

 

2막

인어공주는 바라던 모습을 갖게 되었지만, 인간의 몸은 여전히 어색하고 어설픕니다. 갑갑하기만 한 육지에서의 삶은 꿈에서도 바다를 그리게 합니다.

왕자와의 사랑도 점점 멀어져 갔습니다왕자와 공주의 결혼식에 인어공주는 신부의 들러리로 참석하게 됩니다. 갑자기 나타난 바다마녀는 인어공주에게 칼을 건네며 왕자를 죽이면 꼬리를 되찾고 바다로 돌아가게 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하객들이 떠나고 왕자와 마주한 인어공주는 차마 왕자를 죽일 수가 없습니다. 작별의 순간, 왕자는 한 번이라도 인어공주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을까? 둘의 입술은 한 번이라도 맞닿을 수 있었을까? 왕자는 공주와의 첫날밤을 위해 황급히 인어공주를 떠나버립니다.

 

에필로그

인어공주는 홀로 남았습니다. 인어공주의 고통은 시인의 고통이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버림받은 둘은 서로의 그림자가 되었습니다. 창조주와 피조물은 하나입니다. 시인의 사랑이 인어공주를 불멸의 영혼으로 탄생시켰 듯, 인어공주도 시인을 영원하게 합니다. 둘은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세계를 찾아 나섭니다.

 

기대평

2005년 덴마크 극작가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여 로열 덴마크 발레단이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와 함께 제작하여 초연한 작품입니다. 순수하면서도 강렬한 인어공주의 사랑 이야기와 동시에 비극적인 고통을 독특하고 신선한 해석으로 그려냈으며, 인어공주는 작품 속에서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는 처음 공연을 하게 되어 기대가 큰 작품입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친숙한 애니메이션의 엔딩과는 다르게 시인의 회상 신에서 작품이 시작되는 부분, 그리고 조금은 슬픈 결말을 갖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안무나 무대, 의상 부분에서 현대적인 느낌들이 많이 작품인 것 같습니다.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가 나흘간 국립발레단과 함께하며 캐스팅도 고민을 했다는데 캐스팅 정보도 더욱 기대가 됩니다.